감정노동
우리 모두에게는 '선'이 있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쳐 둔 것이든,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든.
공무원을 하다보면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서로서로 조심하며 이야기를 한다.
나도 민원인에게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며, 민원인도 나에게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혹여 험한 소리가 오가더라도 종국에는 대화를 마치며 서로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사과하고 대화를 마치곤 한다.
그러나 간혹,
(이런 사람들은 100명 중에 1명 정도...? 그보다 더 적은 확률일 수도 있다.)
선을 넘는 민원인이 발생하고는 한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협박을 하는데
당연히 공무원도 사람인지라 좋은 감정이 들지 않고 삐딱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같이 욕설을 하거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나 혼자만 화가 쌓여 '뒷골이 당긴다'라는 게 어떤 것인지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시험을 합격하고 나서 연수원에서 들었던 말 중에
[남은 인생 중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라는 말을 들었다.
물론, 그 뒤에도 연애, 결혼 등 더 좋은 일이 많았지만...
적어도 직업과 한정해서는 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승진을 하더라도 취업을 처음 하던 그 기쁨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민원상대는 기분이 좋은 일 보다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특히나 공무원의 경우 민원인과의 대화에서 '을'이기에 같이 맞상대하며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없다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욕 먹는 일이 기쁠 수야 있겠는가.
당신이 욕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그 공무원도 아마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아들이자, 딸이리라.
대한민국의 모든 공무원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