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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생활

공무원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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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라고 하면

동사무소 민원대에 앉아 있는 공무원을 가장 많이 접하기 때문인지 막연히 그런 삶을 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요즘은 동사무소라고 쓰면 아저씨라고 한다더라. 주민센터도 아니고 행정복지센터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동사무소가 익숙하므로 그냥 동사무소로 쓴다.)

대개 동사무소 민원대의 경우 민원인이 없으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컴퓨터로 딴 짓을 한다거나 다른 직원과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민원인들이 들어오면서 이런 모습을 보고는

"공무원 하는 일도 없이 맨날 커피만 마시고 이야기만 하던데 더 줄여야 한다! 요즘 인터넷으로 다 떼지 누가 가서 떼냐!"

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말단 민원대 공무원들이 하는 일의 극히 일부분이 민원서류를 떼주는 것인데

그거 안하고 컴퓨터만 보고 있으면 공무원이 논다!라고 주장하는 악성 민원인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민원대 공무원이 없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인터넷으로 서류를 많이 떼지 않는다.

라는 것이다.

나이드신 분들의 경우에는 물론이거니와 젊은 사람들도 기계치가 의외로 많다.

[나는 아닌데?라고 주장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런 사람들은 한 장에 몇 백원 주더라도 내가 편안히 떼고 싶다.

라는 분들이 많기에 민원대 공무원을 없앨 수가 없다.

여기에 더하여 각종 제증명 발급서류들을 여러가지 이유로 요청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사업보상, 세금부과 등이 있겠다.

공무원의 경우 자기 권한이 정해져있기에 자기 권한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

그럼 이제 이런 제증명 서류들(가족관계증명서부터 각종 초본, 등본 기타등등 동사무소 가면 떼주는 모든 서류들)을 동사무소나 민원과 담당자에게 요청을 하게 된다.

물론 한 명이 매일매일 요청을 하지는 않는다.

몇 백명이 어쩌다 한 번씩 요청을 할 뿐이다.

하지만 그걸 받는 민원대 담당자 입장에서는 매일매일 몇 건씩 처리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보고 놀고 있다고 하면 뭐라고 해야 할까...

이런 일은 민원대가 아닌 뒤 쪽에 앉아있는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인구 2~3만의 시골이면 모를까...

일단 광역시 정도의 동네로 오면 동마다 최소 몇 만명이다.

구청으로 올라오면 몇십만명이고...

내가 일하는 세무직의 경우 구군마다 다르지만 50~70명 정도가 일을 하는데...

그 인원으로 몇십만명의 세금을 부과하고 자료를 정비하고 전화도 받고 세금을 체납하면 압류도 하고 다 한다.

그렇다고 한 명이 모든 일을 할 수는 없으니 실질적으로 업무를 나눠서 하게 되는데...

대개 1명이 1개동 혹은 2명이 1개동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만명이 돌아가면서 365일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아서 답변을 해주고, 원래 자신이 하던 일도 해야 한다.

가령 요즘같으면 재산세 담당 팀은 재산세 부과에 한창이다.

취득세 담당 팀은 대구가 조정지역이 되면서 민원전화가 폭발하고 있다.

[대개 자신이 1주택이냐 2주택이냐 세율은 얼마냐 이런 전화들이다.]

어쨌든 민원전화가 오면 내가 아는 지식이 100% 맞다는 보장이 없기에

[세법은 1년에도 여러번 바뀐다. 당장 이번달에 나가야하는 재산세만 하더라도 6월까지 개정을 거듭했다.]

또 찾아보고, 제대로 된 안내를 해 주어야 한다.

어쨌든 민원전화가 오면 그걸 먼저 처리하다보면 진짜 해야할 내 일은 자꾸 밀리고 그럼 이제 야근과 주말출근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공무원들이 민원대 근무가 편하다고 하는 것은 어쨌든 민원대는 민원인이 없으면 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결론 : 공무원 수험생들은 이 글을 보고 '공무원하면 적은 돈이지만 워라밸은 확실하겠지?'라는 망상을 버리고 오도록 하자.

내가 발령난 5년 이후로 그만둔 신규 공무원이 한 손으로 셀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에

[구청의 모든 과 합쳐서가 아니다. 세무직에서만 그렇다.]

공무원의 현실을 알려주고자 이 글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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